
애기똥풀 꽃 / 토파즈
청명한 하늘이 내려와
콘크리트 숲에 갇힌 가슴을 열라 하네
간밤 예삿비로 뚝방 찔레순 한 뼘 제비나 컷을
유년의 편린들 꿰고 나섰다
방천(防川)에는 뱀딸기 꽃 가락지나물 꽃
노랑 꽃 너울을 이루고
클로바는 행복과 행운을 가득 끌어 않고
푸르름의 언덕에서 자맥질을 하고 논다
아뿔사! 무딘 발에 무언가 밟혔다
노랑 꽃잎 투명하리만큼 눈부신 꽃으로
애기똥풀꽃이다
노랑 애기 똥물 같은 액이
부러진 꽃대에서 뚝 뚝 떨어진다
잎겨드랑이에서 수줍게 고개 내민 꽃으로
아! 얼마 만에 볼 수 있던 꽃이었던가?
한의학 수련 시절 수없이 되뇌이던 이름
백굴채(白屈菜)
나는 네 영혼을 깊이 간섭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너로 인해 많은 이들의 생명을 넘나 들었던
옛 기억의 조각 하나 주어본다
2008. 5. 15 김 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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