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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목련-박세영

달빛그림자 2008. 6. 13. 20:49
      
                목련, 문득 보고 싶은 얼굴 생각나서  / 박세영
                겨우내 껍질을 벗겨 내고 살포시 웃는 북향화, 
                문득 보고 싶은 얼굴 생각나서 
                속 깊은 꽃봉오리 그리움으로 먼저 꽃피웠다 
                보일 듯 말듯 향기로 머무는 햇살 모아,
                오래오래 기다려보리라던 간절한 마음이기에
                설레는 시간도 그리움만은 아니라서 참 행복했다는 고백을 듣고
                겨울을 보낸 꽃눈은 안심하고 배시시 웃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우뚝 선 나무가 기다림의 푯대처럼 서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눈물겨운 하루를 또 살았음에
                길게 목을 빼고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간 세월을 위로하고 
                겨울에 뿌리치고 떠난 이파리 잘린 흔적을 보듬어보는지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 오면 
                봄을 노래하리라던 마음 흐드러져 쏟아낸 꽃잎들, 
                그대 작은 가슴에 물들기 전에 마음 먼저 쏟아 놓는지도 모르겠다
                꽃잎 지는 아픔일지라도 참고 또 참으며
      


출처 : 삶을 사랑하는 기술
글쓴이 : 어린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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