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음악과 글

가을 상념 / 강명주

달빛그림자 2009. 1. 23. 00:05
        가을 상념 / 강명주 가을 잎새 발그레한 눈을 들어 멍울을 삭히려는 듯 달빛에 춤을 춘다 제 몸속에 수많은 가시를 다소곳이 숨긴 채 우아하게 유영하는 은어처럼 능금 향 새콤한 들녘 음절음절 아삭아삭한 말씨 해가 밟고 가는 길마다 상념이 흩날리고 선홍빛 이파리 빨가니 노을되어 타는데 뽀야니 하얀 구름은 쪽빛 하늘에서 나무는 선 채로 가을 파문으로 흔들린다 한시도 쉬지 않고 제 몸속에서 자신을 찌르는 통증 시침 떼며 은빛 지느러미로 만들고 고단한 채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처럼 그리워하는 것보다 후회하는 일이 더 힘겨웠노라 가을 잎새 젖은 아픔 파닥이며 까만 밤 뜬눈으로 지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