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하시겠어요 / 이해인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 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라고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
잘 지내던 사람들끼리 오해가 쌓여
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
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하며 향기를 퍼 올린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출처 : 산소바람
글쓴이 : 산소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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