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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대문 폐허를 곡함 - 고 은 詩人

달빛그림자 2008. 6. 26. 08:10




1897년 남대문의 모습입니다. 도성의 관문으로 역할을 하던 시기의 모습. 
당시 관문 밖에는 길을 따라 움막 같은 것을 지어놓고 장사하는 무리들이 
꽤 있었다고 들었는데 사진 속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때의 남대문의 모습입니다. 
기껏해봐야 30-40년 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모습이 엄청나게 변해버렸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박격포탄에 피격되어 망가진 남대문입니다. 
이전까지는 이게 가장 많이 부서진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지금은 정말 처참한 마음입니다. 
국보 1호 崇禮門 2008년 2월 10일 저녘 9시 경 방화로 폐허된 모습




불 타기전의 야경 입니다.

 



                  남대문 폐허를 곡함 
  
            - 고 은 詩人 - 머리 풀고 울어에야 하리 옷 찢어 던지며 분해야 하리 오호 통재 이 하루아침 남대문 폐허를 어찌 내 몸서리쳐 울부짖지 않으랴 돌아보라 6백년 연월 내내 한결이었다. 이 도성 남녀노소들 우마들 이 나라 이 겨레붙이 모진 삶과 함께였다 혹은 청운의 꿈 안고 설레어 여기 이르면 어서 오게 어서 오시게 두 팔 벌려 맞이해 온 가슴인 나의 남대문이었다. 혹은 산전수전의 나날 떠돌이 하다 여기 이르면 어디 갔다 이제 오느뇨 활짝 연 가슴 밑창으로 안아줄 너의 남대문이었다. 단 하루도 마다하지 않고 단 하룻밤도 거르지 않고 지켜서서 숙연히 감연히 의연히 나라의 기품이던 저 조선 5백년 저 한민족 1백년의 얼굴이었다. 온 세계 누구라도 다 오는 문 없는 문 온 세계 그 누구라도 다 아는 만방 개항의 문 정녕 코리아나의 숨결 서울 사람의 눈빛 아니었던가 이 무슨 청천벽력의 재앙이냐 이 무슨 역적의 악행이냐 왜란에도 호란에도 어제런듯 동란에도 끄떡없다가 이 무슨 허망의 잿더미냐 여기 폐허 땅바닥에 엎드려 곡하노니 여기서 주저앉지 말고 멈추지 말고 떨쳐 일어나 다시 바람 찬 천년의 남대문 일으켜낼지어다 여봐란듯이 저봐란듯이 만년의 내일 내 조국의 긍지 우뚝 세워낼지어다
명상음악(물같이 바람같이)
출처 : k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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