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셔온 글
나 돌아간 흔적 조 병 화 세상에 나는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작은 소망도 까닭도 없습니다 그저 당신 곁에 잠시 있으러 왔습니다 아시아 동방 양지 바른 곳 경기도 안성 샘 맑은 산골 산나물 꿀 벌레 새끼 치는 자리에 태어나 서울에 자라 당신을 만나 나 돌아간 흔적 아름다움이여 두고 가는 것이여 먼 청동색 이끼 낀 인연의 줄기줄기 당신을 찾아 세상 수만리 나 찾아 왔습니다 까닭도 가난한 소망도 없습니다. 그저 당신 곁에 잠시 있으러 왔습니다 세상은 사랑의 흔적 두고 가는 자리 사랑이 가기 전에 나 돌아가고 싶습니다 세상에 당신이 사라지기 전에 나 돌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을 만나러 수만리 소망도 까닭도 없이 그저 당신 곁에 나 있으러 나 찾아 왔습니다 나는 왜 왔을까? 아시아 동방 양지 바른 곳 경상도 인심 좋은 산골 산나물 꿀 벌레 새끼 치는 자리에 태어나 자란 난 나 돌아간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바람 많은 날에 실버들에게 한 번 물어봐야지… 실버들 - 희자매 실버들을 처음만사 늘어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말인가 이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 한갓되이 실버들 바람에 늘고 이내 몸은 시름에 혼자 여위네 가을 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때엔 외로운 밤에 그대로 잠못 이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