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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제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김건희

달빛그림자 2008. 6. 26. 09:29

 


이제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시 / 김 건희 무명베 바느질에 닳은 손톱이 아려와도 저승길 밝히시려 봉숭아 꽃물 곱게 들이시던 어머니 행여 자식에게 짐이 될까 그 걱정에 아픈 몸 일으켜 손사래로 돌아앉아 외가닥 생사의 끈 모질게 자르셨을 당신에게 지천명 반 이라도 떼어 함께 나누지 못한 업보로 이제야 당신 모습 눈에 밟혀 피멍울로 가슴에 피만 남았습니다. 사랑합니다 소리한번 변변히 못한 그리움 목젖까지 차올라 울기조차 겨워지면 망초꽃 하얀 숨결 한잔 술 부어 잠재워 놓고 못난 딸은 제 발등 찧는 늦은 후회로 잠 못들며 부유하며 새벽을 채웁니다. 뼛속 깊이 드린 상처 부메랑으로 돌아와 새벽 찬 이슬에 수 없이 헹궈내봐도 위벽을 깍아내는 쓰린 속으로 남아 그 설움으로 하여 철이 드는 것인지..
출처 : k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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