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푼-淨碧
양푼에 찬밥 한 공기
있는 반찬 넣어 참 기름 몇 방울 떨어뜨리고
썩썩 비벼 한 숱갈 푹 퍼 겉저리 김치 올려
먹으면 얼마나 맛나고 행복할까?!
호화스런 식탁에 기름진 음식이 아니더라도
군불 지펴 따뜻한 아랫목에 그릇 서너 개 올릴 수 있는
허름한 소반 일지라도
고운 당신과 함께라면 더 무엇을 바랄까?
허전한 마음에
인적 끊긴 거리를 배회하고
어디 낯선 선술집이라도 있었으면 하지만,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 듯
불들이 꺼져있다.
밤 깊은 하늘 올려다 보고
고운님 계신 곳에 마음 내려 놓지만
빈 가슴 들쳐 업고
무겁게 내딛는 발 걸음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09.04.01 -jb-
흐르는 곡/Im TaI der Liebe(사랑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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