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비 내리면 / 도종환 꽃잎에 비 내리면 / 도종환 초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하루를 꼬박 울고도 모자라 꽃잎에 노래 한 소절 기어이 얹어 놓는다 밤새도록 옆에서 통음하던 달이 도미솔 도미솔 낮은 화음으로 걸리면 호기심의 골목마다 만삭의 욕망들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들 세상은 흔들릴수록 단단해지는 감옥이라.. [글]/음악과 글 2008.11.24
섹서폰/보고싶다-블르스 곡 보고싶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바람이 불고 낙엽이 비오듯 내려 뒹굴어도 보고싶다. 눈이 내리고 눈이 쌓여 바람에 흩날려도 살을 에이는 추운날에도 마냥 보고싶다, 잠을 자려 불을 끌 때에도 꿈속에서도 많이많이 보고싶다 가슴이 그래야한단다... jb 08.11.19 [글]/음악과 글 2008.11.19
애송시49편-마종기/바람의 말 마종기 / 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0편-이성부/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1편-김지하/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2편-김선우/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애송시 100편 - 제 52편]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3편-김기림/바다와 나비 애송시 100편 - 제 53편]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4편-박목월/나그네 [애송시 100편 - 제 54편] 나그네 /박목월 강(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일러스트=잠산이 시는 박목월(1916~1978)이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펴낸 3인 시집 '청록집'(1946)에 ..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5편-김사인/봄바다 [애송시 100편 - 제 55편] 봄바다 /김사인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다라이만 했지 구장집 마누라는 젖통도 커서 헌 런닝구 앞이 묏등만 했지 묏등만 했지 그 낮잠 곁에 나도 따라 채송화처럼 눕고 싶었지 아득한 코골이 소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장집 셋째 아.. [글]/음악과 글 2008.11.18
애송시56편-고정희/상한 영혼을 위하여 [애송시 100편 - 제 56편]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 [글]/음악과 글 2008.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