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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템페스트 2004.2.17.

달빛그림자 2008. 6. 9. 21:04


딕시, 미란다

미란다 Miranda (1878)
by 프랭크 딕시 Sir Frank Dicksee (1853-1928)


    세찬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과 옷자락, 산호 머리띠, 진주 목걸이, 그리고 뒤로 살짝 보이는 짙푸른 수평선 - 이 모든 것들로 그녀가 파도치는 드넓은 바다를 뒤에 두고 하얀 모래를 밟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란다(미랜더 Miranda)입니다. 외딴 섬에서 아버지인 마법사 프로스페로(Prospero)와 단둘이 살고 있죠. 아니 정확히는, 인간인지 괴물인지 잘 알 수 없는 존재인 칼리반(캘리번 Caliban)과 요정들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바깥세상의 어지러움을 알지 못한 채 자란 미란다는더없이 순수합니다. 영국의 화가 딕시의 그림 속에서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와 하얀 옷이 암시하듯이.

    미란다는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가 만년에 쓴 희극 "템페스트(the Tempest 1611)"의 여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그녀는 배 한 척이 섬 근처에서 템페스트, 즉 폭풍우에 난파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프로스페로에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가 마술로 저 거친 물을 포효하게 하신 거라면 다시 잠잠하게 해주세요. (중략) 아, 저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요. If by your art, my dearest father, you have / Put the wild waters in this roar, allay them. (중략) O, I have suffered / With those that I saw suffer:"

    프로스페로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다 너를 위해 그런 것이란다. No harm. / I have done nothing but in care of thee." 라고 대답하고 딸이 모르는 과거의 일들을 처음으로 알려줍니다 - 프로스페로가 본래 밀라노의 영주였다는 것, 12년 전에 그의 동생 안토니오(앤터니오 Antonio)가 나폴리 왕의 세력을 업고 반역을 일으켰다는 것, 그래서 프로스페로는 당시 어렸던 미란다와 함께 강제로 작은 배에 실려 바다로 떠내려가다 이 섬에 이르렀다는 것을.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 마침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이 탄 배가 이 근처를 지나가기에 프로스페로는 마술로 폭풍우를 일으켜 배를 난파시킨 것이죠. 이야기를 마친 프로스페로는 딸을 마술로 잠깐 잠들게 하고 요정 아리엘(에어리얼 Ariel)을 부릅니다.

피츠제럴드, 아리엘

아리엘 Ariel
피츠제럴드 John Anster Fitzgerald (1823-1906)
36 x 54 cm, 워커 미술관, 리버풀


    아리엘은 프로스페로의 눈에만 보이는 공기의 요정입니다. 그의 가볍고 쾌활한 특성은, 환상적인 색채로 요정들을 즐겨 그린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 피츠제럴드의 작품에 잘 나타나있죠. 아리엘은 예전에 이 섬을 다스리던 마녀에 의해 나무줄기에 갇혀 마녀가 죽은 후에도 계속 갇혀 있다가 프로스페로에 의해 구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동안 그의 하인이 되기로 한 것이죠. 한편 그 마녀는 아들을 하나 남겼는데, 그가 바로 칼리반입니다. 프로스페로는 칼리반을 인간답게 가르쳐보려 했지만 야수 같은 성질을 버리지 못하고 미란다를 넘보았기에 그 뒤로 험한 일을 시키며 부리고 있었죠. 칼리반은 프로스페로의 마법이 두려워 따르고 있지만 불만에 가득 차 있습니다.

    지금 프로스페로의 부름을 받고 온 아리엘은, 배가 난파하면서 바다에 빠진 사람들이 몇 무리로 흩어져 무사히 섬에 떠밀려 왔다고 보고합니다. 그렇게 만들도록 프로스페로가 아리엘에게 미리 명령했던 것이죠. 또 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배가 남은 선원들을 싣고 무사히 정박하게 했다고 아리엘은 보고합니다. 섬에 떠밀려온 사람들 중에는 나폴리 왕의 아들인 페르디난드(퍼디넌드 Ferdinand)도 있습니다. 그는 외따로 섬에 닿아 자신만이 살아남은 줄 알고 슬퍼하다가, 공중에서 들리는 아리엘의 노래에 이끌려 프로스페로의 동굴까지 오게 됩니다. 이때 아리엘이 부르는 노래는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의 "황무지(The Waste Land 1922)" 같은 후대의 문학작품에 간혹 인용되곤 합니다.

            다섯 길 물아래 그대의 아버지가 누워있네;     Full fathom five thy father lies;
            그의 뼈는 산호가 되었고;     Of his bones are coral made;
            그의 눈이었던 것은 이제 진주라네;     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그의 아무 것도 사그라지지 않고     Nothing of him that doth fade
            대신 바다 속에서 변하네     But doth suffer a sea-change
            값지고 기이한 무엇인가로.     Into something rich and strange. 

닉슨, 템페스트
◀ 폭풍우 the Tempest (?)
by 닉슨 James Henry Nixon (1741-1812)
수채


    이 노래를 들으며 페르디난드는 어떤 신비한 존재가 자신의 아버지, 즉 나폴리 왕의 죽음을 추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르디난드가 동굴 근처에 나타나자 프로스페로는 미란다에게 그를 가리켜 보입니다. 바깥세상의 인간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미란다는 말합니다. "저게 뭐예요? 정령인가요? 어머, 사방을 두리번거리네요. 정말 멋있게 생겼어요. What is't? a spirit? / Lord, how it looks about! Believe me, sir, / It carries a brave form." 프로스페로는 그가 난파당한 사람들 중 하나라고 알려줍니다. 미란다를 발견한 페르디난드는 그녀가 아까 노래를 보낸 여신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 경이로운 분이시여! 그대는 인간 처녀이십니까, 아닙니까? O you wonder! / If you be maid or no?" 미란다는 자신이 인간 처녀일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프로스페로는 자신이 원한대로 딸과 페르디난드가 서로에게 한눈에 반한 것을 보고 흡족해 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 신속한 일을 나는 좀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너무 가볍게 획득되는 상은 가볍게 여겨지니까. this swift business / I must uneasy make, lest too light winning / Make the prize light." 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페르디난드를 섬을 염탐하러 온 것으로 몰아세웁니다. 그리고 미란다가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페르디난드를 마술로 공격해 포로로 만들고 고된 일을 시킵니다. 그리고 딸에게 짐짓 이렇게 말하죠. "너는 그와 칼리반 밖에 본 적이 없쟎니. 바보 같은 것! 세상 남자들에 비하면 이 자는 칼리반 수준이야. Having seen but him and Caliban: foolish wench! / To the most of men this is a Caliban" 하지만 미란다는 이렇게 답합니다. "저는 이보다 훌륭한 분을 보고 싶은 야망도 없어요. I have no ambition / To see a goodlier man." 

풀, 템페스트
"템페스트"의 한 장면 (1856) ▶
by 풀 Paul Falconer Poole (1807-1879)
캔버스에 유채, 35 x 38.5 inches
포브스 誌 컬렉션, 뉴욕


    한편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왕의 동생 세바스티안(시배스천 Sebastian), 그리고 왕의 충신 곤잘로(Gonzalo) 일행도 섬의 다른 곳에 이르러 있습니다. 곤잘로는 12년 전 프로스페로가 추방될 때 그를 동정하여 도와주었던 인물입니다. 즉 프로스페로의 배에 다른 사람들 몰래 충분한 양식과 옷, 책들을 실어주었던 것이죠.

    지금 나폴리 왕은 아들 페르디난드가 보이지 않아 비탄에 잠겨있고 곤잘로는 그를 열심히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서 안토니오와 세바스티안은 장단을 맞추어 빈정거리고 있죠. 나폴리 왕과 곤잘로가 지쳐 잠이 들자 안토니오는 세바스티안에게 "그대는 행운이 잠자게 - 아니 죽게 하고 계십니다. Thou let'st thy fortune sleep--die, rather;" 라고 말합니다. 마침 왕자 페르디난드도 익사한 것 같으니 이 김에 왕과 곤잘로를 죽이고 왕위를 차지하라는 것이죠. 영국의 화가 풀의 그림은 이 장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검을 빼들지만, 프로스페로의 명을 받은 요정 아리엘이 곤잘로를 살짝 깨웁니다. 두 사람은 맹수가 나타난 것 같아 검을 뺐다고 둘러대지요.

뒬락, 템페스트2

칼리반 Caliban
by 뒬락 Edmund Dulac (1882-1953)
1908년 출판된 "템페스트"를 위한 삽화


    그사이 나폴리 왕의 주정뱅이 요리장과 어릿광대가 섬을 헤매다가 칼리반과 마주치게 됩니다. 그들은 서로를 두려워하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죠. 이들은 이 희극의 유머를 더하기 위해 투입된 인물들인 것 같습니다. 요리장이 칼리반에게 술을 주자 그는 요리장을 신으로 알게 됩니다. "나으리의 충실한 부하가 되기로 이 병에 두고 맹세합니다; 이 음료는 지상의 것이 아니구먼요. I'll swear upon that bottle to be thy true subject; for the liquor is not earthly." 그리고 칼리반은 요리장에게 프로스페로를 물리치고 이 섬의 지배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요리장은 흔쾌히 승낙하죠, (여전히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상태에서). 이것을 본 아리엘은 프로스페로에게 가서 고합니다.

    그리고 아리엘은 프로스페로의 명령을 받고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일행에게 가서 그들을 괴롭힙니다. 이를테면 음식이 잔뜩 차려진 잔칫상을 보여주고 허기진 그들이 달려들면 괴물 하피(Harpy)의 모습으로 나타나 음식을 빼앗는 식으로 말이죠. 하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르피아를 말하는데, 여인의 얼굴과 새의 몸을 지니고 인간의 음식이나 물건을 채가는 탐욕스러운 괴물입니다.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그리고 세바스티안이 하피의 모습을 한 아리엘을 향해 검을 뽑아들자, 아리엘은 그들을 비웃으며 그들이 예전에 프로스페로를 자리를 빼앗고 그와 그의 자식을 바다에 유기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뒬락의 그림은 이 장면을 묘사하고 있죠.
 뒬락, 템페스트1
◀ 하피의 모습으로 나타난 아리엘 (1908)
by 뒬락 Edmund Dulac (1882-1953)
1908년 출판된 "템페스트"를 위한 삽화


    아리엘은 말합니다. "알론조(나폴리 왕), 그 때문에 너는 아들을 잃었다; (중략) 즉시 죽는 것보다도 더 가혹한 질질 끄는 파멸이 한 걸음 한 걸음 너희를 따라오리라. Thee of thy son, Alonso, they have bereft; (중략) Lingering perdition, worse than any death can be at once, shall step by step attend you and your ways;" 지친 육체에 정신적인 시달림이 더해지며 세 사람은 반쯤 실성하게 됩니다.


    특히 나폴리 왕은 "천둥이 깊고 무시무시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로 프로스페로의 이름을 말하며 내 죄를 울렸구나. 그래, 내 아들은 바다 밑 진흙에 묻혀있구나. 측량용 추도 닿지 못하는 깊은 바다 속으로 그 애를 찾아 들어가 나도 그 애와 같이 진흙에 묻히겠다. the thunder, / That deep and dreadful organ-pipe, pronounced / The name of Prosper: it did bass my trespass. / Therefore my son i' the ooze is bedded, and / I'll seek him deeper than e'er plummet sounded / And with him there lie mudded." 라고 울부짖습니다. 곤잘로는 이들을 보며 한탄합니다. "세 분 모두 절망적이야. 그들의 대죄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효과가 나타나는 독약처럼, 지금 그들의 영혼을 물어뜯기 시작했구나. All three of them are desperate: their great guilt, / Like poison given to work a great time after, / Now 'gins to bite the spirits."

    한편, 프로스페로의 명령으로 통나무를 나르고 있는 페르디난드에게 미란다가 몰래 찾아와 쉬라고 간청합니다. "앉아서 쉬시면, 제가 그 동안 통나무를 나를게요: 제발 그걸 제게 주세요. If you'll sit down, / I'll bear your logs the while: pray, give me that;" "안됩니다, 귀중한 사람이여. 아가씨가 그런 천한 일을 겪게 하느니 제 근육을 찢어지고 등뼈가 부서지는 게 낫겠습니다. No, precious creature; / I had rather crack my sinews, break my back, / Than you should such dishonour undergo," 두 사람은 곧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맹세하게 됩니다. 이것을 보고 프로스페로는 마침내 이들의 결혼을 허락하죠. 그리고 또 프로스페오는 동굴로 근접해온 칼리반 일당을 사나운 개로 변신한 요정들을 시켜 혼내주고 쫓아냅니다.

브라운, 템페스트
장기를 두는 페르디난드와 미란다 (1871) ▶
Ferdinand and Miranda Playing Chess
by 브라운 Lucy Madox Brown (1843-1894)
캔버스에 유채, 68 x 61 cm, 개인 소장


    이제 곤잘로를 빼고는 실성한 나폴리 왕의 일행이 아리엘에게 이끌려 프로스페로의 동굴 앞으로 옵니다. 프로스페로는 그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도록 만든 다음, 예전 밀라노 영주로서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납니다. 나폴리 왕은 놀라워하며 말합니다. "그대의 영지를 돌려드리겠소, 간청하니 나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오. 그건 그렇고 어떻게 프로스페로가 살아있고 또 여기 있는 것이오? Thy dukedom I resign and do entreat / Thou pardon me my wrongs. But how should Prospero / Be living and be here?"

    프로스페로는 뉘우치고 있는 왕을 따뜻하게 대하고 또 곤잘로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안토니오와 세바스티안에 대해서는 "자네들이 반역자들이라는 것을 밝혀 전하의 분노가 자네들 위로 떨어지게 할 수도 있지만 이번만은 아무 말 안 하겠네 I here could pluck his highness' frown upon you / And justify you traitors: at this time / I will tell no tales." 하고 조용히 위협해 꼼짝 못하게 만듭니다.

    나폴리 왕이 다시 아들을 잃은 것에 대해 한탄하자 프로스페로는 동굴의 장막을 걷고 다정히 장기를 두고 있는 미란다와 페르디난드를 보여줍니다. 여성 라파엘 전파(Pre-Raphaelite) 화가인 브라운의 그림은 이 장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곧 나폴리 왕과 페르디난드는 살아서 다시 만난 것을 기뻐하며 부둥켜안습니다.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 미란다는 외치죠. "아, 놀랍구나! 여기 이렇게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와있다니! 인간은 참 아름다운 것이구나!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 아, 멋진 새로운 세계야! O, wonder! / How many goodly creatures are there here! / How beauteous mankind is! O brave new world, / That has such people in't!"

    나폴리 왕은 미란다에게도 용서를 청하려 하지만 프로스페로는 이제 지난 일이라며 만류합니다. 나폴리 왕은 아들과 미란다의 약혼을 축복합니다. 이때 아리엘에게 이끌려온 선원들이 배가 무사하다는 것을 알리죠. 이제 프로스페로와 미란다까지 포함한 일행은 다음날 아침 나폴리로 떠나기로 합니다.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자유를 주고 마지막 부탁으로 자신들이 떠날 때 순풍을 보내달라고 하죠. 그리고 섬을 떠날 때 자신의 마법 지팡이를 꺾어버리리라고 결심합니다. 내일의 출발을 준비하고 그간의 일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일동이 동굴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 희극은 끝이 납니다.

    요정과 괴물이 등장하고 행복하게 끝나는 이 희극은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하지만 이 희극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수와 복권을 위한 프로스페로의 계획은 무서울 정도로 교묘합니다. 페르디난드를 외따로 섬에 닿게 해, 나폴리 왕에게 아들을 잃는 고통을 주어 복수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딸이 페르디난드와 만나 나폴리의 왕자비가 되도록 하죠. 또 안토니오와 세바스티안이 나폴리 왕에게 반역을 꾀하는 장면을 포착해 그들의 약점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합니다. 일반 동화 속에서는 악한 자가 아예 파멸하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참회해서 새사람이 되거나 하지만, 이 희극에서 제대로 뉘우친 사람은 나폴리 왕뿐이죠. 안토니오와 세바스티안은 프로스페로에게 약점을 잡혀 굴복한 것뿐이고 프로스페로도 그들을 여전히 증오하지만 살려둡니다. 이것은 어른의 세계-현실세계에서의 화해와 타협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란다가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일행을 보고 순진무구하게 외치는 "인간은 참 아름다운 것이구나!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 아 멋진 새로운 세계야!"라는 말은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때 프로스페로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네겐 새로울 것이다. 'Tis new to thee."라고 말하죠. 이후에 미란다의 "멋진 새로운 세계brave new world"라는 말은 반어적인 뜻으로 영국의 작가 헉슬리(Aldous Leonard Huxley 1894-1963)의 소설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신세계(1932)"라는 미래소설을 알고 계시죠. 인간이 인공수정으로 대량생산되어 유전자의 우열로 인생이 결정되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그린 소설이죠. 이 빈정거리는 제목이 참 인상적인데, 바로 "템페스트"에서 유래한 것이랍니다. 이제 나폴리로 간 미란다는 세상이 멋지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겠죠. 이처럼 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희극은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품고 있답니다.



미란다 - 템페스트 Miranda - the Tempest (1916)
by 워터하우스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캔버스에 유채, 18 x 23.5 inches. 크리스티, 런던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http://ncolumn.daum.net/isis177

출처 :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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