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으로 돌아가 보니 / 글: 淨 碧
풀잎이 울고
매미 우는 그 곳으로 돌아가 보니
땅거미 일찍 찿아와
풍경소리 어울림으로 스러지고
허름한 가슴에
조곤조곤한 그대의 속삭임이
사랑을 노래하고 세월을 노래하듯
귓전에 맴돌아 난다
이슬방울 머금은
잎새 사이로 부딪혀 일어나는 바람 소리만
주검의 어두운 심장 소리로 되살아
깨어질 듯 생각의 시간들을 아프게 하고
산산이 부서지는 이름 모를 소리로 다가와
가슴속 가슴속으로 파고 들며
그저 묻고 살으라 한다
매미 울고
바람도 우는
그 곳으로 돌아가 보니
적막감이
가슴에 외로움의 상처로 다가오고
먹구름만 겹겹이 속내를 벗겨내어
돌계단 이끼들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어둑한
산사에 이는 바람은 스산하기 그지없고
마음 둘 곳 어데인지
목탁소리 떨리움만
삶의 언저리에 해묵은 그리움으로 묻어 난다
그 곳으로 돌아가 보니
아픈 세월 끌어 앉고
그냥 그렇게 살으라 한다
08.08.02 산사에서 -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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