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것들 / 류시화 아무것도 아닌 것들 / 류시화 여기에 둥근 기둥이 있어 아무도 그것을 둘러가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흙 위에 솟아나온 뿌리가 있어 그것은 방향 없는 눈 아무것도 아닌 것 발에 채인다 여기 모든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 빛을 갉아먹는 황금색 벌레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새삼 사랑을 공개할 필요는.. [글]/음악과 글 2009.01.28
단 한번의 사랑 / 김용택 단 한번의 사랑 / 김용택 이 세상에 나만 아는 숲이 있습니다 꽃이 피고 눈 내리고 바람이 불어 차곡차곡 솔잎 쌓인 고요한 그 숲길에서 오래 이룬 단 하나 단 한번의 사랑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랑입니다 [글]/음악과 글 2009.01.28
보고싶어요 / 김용택 보고싶어요 / 김용택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마음을 돌리려고 아무리 뒤돌아서고 뒤돌아서도 당신은 나보다 빨리 도시어 내 앞을 가로막고 서 계십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이 마음을 어디에다 다 감추고 보고 싶다는 이 말을 어디다 다 하겠어요 보고 싶어요 당신. [글]/음악과 글 2009.01.28
당신없는 하루 / 김용택 당신없는 하루 / 김용택 해 뜨니 앞 강물은 저리 흐르요 당신 떠난 이 나라 쳐다볼 곳 없는 내 눈길이 먼 허공을 헤매이고 헛헛한 마음도 이리 기댈 곳 없으니 이 맘이 시방 맘이 아니요 차라리 이 몸 이 맘 이 강물이 다 가져가불고 저 강물에 얼른얼른 오늘 해도 져불면 좋것소. - jb - [글]/음악과 글 2009.01.28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 [글]/음악과 글 2009.01.28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 [글]/음악과 글 2009.01.28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 [글]/음악과 글 2009.01.28
내 안의 그대에게 / 원순희 내 안의 그대에게 / 원순희 언제부터인가 너무나 오랫동안 내 안에 있었기에 그대인지 나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마음이 오늘은 왜 이렇게 무겁게 다가오는지요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듯 말하지 못한 것뿐 커다란 그 무엇이 되기보다는 소리없이 하나가 되어버린 내 사람이여 이제는 내 마음 나도 어쩌지.. [글]/음악과 글 2009.01.23
그립다는 것 / 원태연 그립다는 것 / 원태연 그립다는 건 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것 떠밀려 내려가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그곳에 만족하며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만 가는 것 그립지 않다는 건 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것 할 수 있는 일이란 떼를 써보는 일이기에 그립지 않다고 그립지 않다고 악을 쓰며 울어대는 것 가만히 있어.. [글]/음악과 글 2009.01.23